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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던져진 존재들을 위한 위로
      작가명 : 제소정
      전시일정 : 2019. 11. 5 - 15

작가노트


<던져진 존재들에 대한 위로>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죽음의 문턱과 그 소용돌이에서는 치열함을 그렸고 벗어난 순간 고요함이 찾아왔다. 그 고요함속에서 생성과 소멸에 기인한 존재에 대한 사유는 존재의 불완전함과 취약성, 그를 둘러싼 흐름에 대한 감상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세계의 모든 존재는 변화하거나 운동하며 사라진다. 완전히 정적이고 영원한 존재는 없으며 순환과 유한(有限)의 의미를 내재한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세계 속에 던져진 존재라 규정하였다. 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불안투성이인 존재인 것이다. 나아가면 세계 속에 던져진 것들은 비단 인간만이 아니라 돌, 벌레, 공간 또한 전부 존재자로서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시간은 유한하고 공간은 무한하다. 이러한 모든 존재자와 그 소멸, 본질적인 세계에 대한 탐구는 본인이 바라보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우주의 모든 현 존재의 풍경으로 천착되었다.  


<던져진 존재들에 대한 위로>는 이러한 존재에 대한 연약함과 허무함을 포용하고 보이지 않는 흐름과 그를 구성하는 서사를 바라보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나의 작업은 존재론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궁극적으로 삶의 서사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작품 속 의 의미는 존재의 서사속에서 만들어지고 삶을 구성하는 존재의 허무함은 다시 내러티브의 소멸로 이어지며 순환을 반복한다.


이와 같이 존재와 소멸의 간극에 흐르는 소극적 서사로의 전환은 고요함속에서 내적대화가 진실해질 수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나아가 인간존재와 삶의 순환을 넘어서 존재하는 모든존재개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존재의 원초적인 본질과 그 세계의 흐름과 순환을 탐닉하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에서 단순화하여 해체하는 과정은 나의 작업을 다시 재구성하고 그 맥락을 규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의식을 시각화한 드로잉들은 우리 삶의 풍경과 존재의 본질이며 본 작품을 통해 관객각자의 심연을 만나 위로하길 바란다.


-제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