ٿ
 
 
 






 
  [2022년] 세 개(ː) 의 세계
      작가명 : 만욱
      전시일정 : 2022.5.31 - 6.16

(ː)


인간의 입술을 통해 발화된 개(ː)는 바람이 되어 날아가, 인간 중심으로 짜여진 세계를 뚫고 인간-비인간 모두에게 가 닿았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종들도, 듣지 못하거나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까지, 그 바람은 공평한 번역가의 역할을 수행해주었고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다른 무늬로 표기되어 존재하는 것은 차별을 포함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다름의 모양새 일 뿐이다. 다른 종들이 얽힌 무질서한 질서는 나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지금 시대의 균형에는 사물-기계가 만든 새로운 질서가 포함됨을 느낀다. 훼손된 인간과 동물, 식물의 세계를 복구하는데 협력하기 위해 참여된 기계들은 분명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고 있다



나는 지난 전시에서 개와 걔(인간)의 관계에 꽤 깊게 몰두해 있었음을 밝혔다. 개발이 진행되는 신도시의 작업실에서 지켜본 유기된 적 없는 유기견들을 통해 인간의 관계맺음의 방식에 대한 작업을 진행했고, 이런 사회적 상황들에 메타버스가 개입되면서 다른 관계로 확장되어 나아감을 지켜보게 되었다 . 인간이 어떤 기계와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 모양새가 달라지고 결국, 유기체와의 관계의 짜임새가 새로이 만들어진다.



개 걔 계는 다르다.


다 다르지만 그 다름은 차별이 아닌 차이이며, 진정한 공존의 터전에 비인간종을 초대하기 위해 우린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난 폐쇄회로(cctv)가 아닌 내 삶의 기록체계로서 기계 눈을 동반하며, 작품 속에는 이런 반려계들이 나의 개와 함께 한다. 그들은 차가운 기계가 아닌 따뜻한 기계로 존재하고, 나는 나의 개, 계 와 다른 언어로 소통하기 위한 인간으로 재탄생했다. 새로운 세상 속 나는 젠더 없는 인간이며 그들과의 네트워크에 나란하게 서있는 그냥으로 존재한다.


[개걔계 세 개의 세계] 속에 우린 함께 나란하다.